일상 속 작은 바람, 삶을 바꾸는 '마음의 근육'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여성발명왕EXPO’에서는 치매 어머니를 돌보며 느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배변 패드 냄새 인식 센서나, 아기를 수유하며 느꼈던 어려움을 덜어줄 유두 보호기 등, 여성들의 일상 속 경험이 발명으로 이어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 발명품들에는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넘어, 삶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는 깊은 열망과 노력이 담겨 있었지요.
필자는 이 소식을 접하며 우리 안의 특별한 '마음의 근육'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의 크고 작은 문제 앞에서 '아, 이거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이 여성 발명가들은 대체 무엇이 달랐을까요?
이들의 이야기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효능감'이라는 개념과 깊이 연결됩니다. 자기효능감은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라는 심리학자가 제시한 개념으로, 어떤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우리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지요.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과는 다릅니다. 이 믿음은 과거의 성공 경험, 타인의 성공을 관찰하는 것, 그리고 주변의 격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형성되고 강화됩니다. 여성 발명가들의 경우, 일상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시도 자체가 바로 이 자기효능감의 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믿음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을 것입니다.
나아가 이들의 행동은 '자기결정이론'의 핵심 요소인 '유능감'과 '자율성'을 잘 보여줍니다.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이 주창한 자기결정이론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고(자율성), 능력을 발휘하며(유능감),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관계성)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발명가들은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능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외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자율성을 발휘했습니다. 이 두 가지 욕구가 충족될 때 우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깊은 만족감을 느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기를 발휘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위대한 발명이나 예술 작품도 결국은 '이대로는 안 돼' 혹은 '이렇게 하면 더 좋을 텐데'라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바람을 외면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 나서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를 성장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됩니다. 물론 모든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좌절하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얻는 '마음의 근육'입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들이 쌓여 우리의 자기효능감과 유능감을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도 일상 속에서 문득 스치는 작은 아이디어나 불편함 앞에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쉽게 단념하기보다는, '혹시 내가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물음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작은 물음이 우리 안의 잠재된 '마음의 근육'을 깨우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은 불편함 속에서 우리 안의 가능성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