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 연구소 · my-mind.kr진성오 박사 칼럼

THE MIND GAZETTE

임상심리학자가 바라보는 오늘의 뉴스

2026년 9월 1일 화요일
발행 2026-08-31
경향 라이프

‘댕댕이 영상’이 주는 위로의 심리학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전북대 수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이 강아지 영상을 보는 것이 혈압과 불안,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필자 역시 잠시 짬을 내 휴대폰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런 작은 '힐링'의 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요? 왜 우리는 이토록 작고 귀여운 동물들의 몸짓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실제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는 걸까요? 아마도 우리의 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보상회로' 때문일 것입니다. '보상회로'는 특정 행동이 쾌락이나 만족감을 가져다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신경학적 경로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칭찬을 들을 때, 혹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활성화되는 도파민 시스템이 대표적이지요. 1950년대 제임스 올즈와 피터 밀너의 실험에서 쥐들이 전기 자극을 받기 위해 다른 모든 행동을 포기했던 것처럼, 우리 뇌는 쾌락을 주는 자극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귀여운 '댕댕이 영상'을 보는 행위 역시 이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도파민을 분비하게 하고, 이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며 그 행동을 다시 찾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마치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작은 빛을 발견한 것처럼, 짧은 순간이나마 즐거움과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이러한 영상들이 우리의 '정서 조절'에 기여하는 바도 큽니다. '정서 조절'이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종류, 강도, 그리고 지속 시간을 조절하려는 모든 노력을 뜻합니다. 심리학자 제임스 그로스(James Gross)는 정서 조절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그중 '주의 전환(attentional deployment)'과 '인지 재평가(cognitive reappraisal)'가 귀여운 영상 시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상황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는 것이죠. 우리가 강아지 영상을 볼 때, 잠시나마 우리의 마음은 일상의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행복한 감정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고된 업무에 지쳤을 때 잠시 창밖을 내다보며 한숨 돌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의 복잡한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단순하고 순수한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물론, '댕댕이 영상'이 우리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위로가 주는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돌볼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휴대폰 속 작은 화면이 건네는 따뜻한 온기는, 우리 스스로에게 잠깐의 휴식을 허락하는 기회가 됩니다. 잠시 멈춰 서서 귀여움에 미소 짓는 그 순간이야말로, 지친 우리 마음에 건네는 작은 '자기돌봄'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일상의 파도 속에서 수많은 감정을 마주합니다. '댕댕이 영상'이 주는 즉각적인 위로를 넘어, 우리 마음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위로 너머, 내 마음의 진짜 목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