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 연구소 · my-mind.kr진성오 박사 칼럼

THE MIND GAZETTE

임상심리학자가 바라보는 오늘의 뉴스

2026년 10월 6일 화요일
발행 2026-10-05
경향 라이프

'내 냄새'에 둔감한 우리, 착각의 심리학

'내 냄새'에 둔감한 우리, 착각의 심리학
마늘 듬뿍 넣은 점심을 먹고 오후 회의에 들어갈 때면, 우리는 혹여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까 염려하며 괜히 거리를 두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정작 자신의 입냄새는 좀처럼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필자 또한 가끔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히 손으로 입을 가려보고는 하니, 이 얼마나 난처한 상황인지요. 왜 우리는 유독 자신의 냄새에 이렇게 무심한 걸까요? 단순히 후각의 피로 때문일까요? 아마도 거기에는 우리 마음의 깊은 착각, 즉 '인지왜곡'이 작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인지왜곡'이란 개인이 현실을 비합리적으로 해석하거나 평가하는 사고방식을 말합니다. 이는 아론 벡(Aaron Beck)의 인지 치료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우리 생각의 오류가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죠. 거울을 보지 않고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얼룩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자신의 특정 행동이나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익숙해진 자극에는 더욱 둔감해지기 마련입니다. 마치 갓 끓인 된장찌개 냄새는 처음엔 강렬하지만, 오랜 시간 그 냄새를 맡고 있으면 어느새 익숙해져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우리의 뇌는 익숙한 자극을 걸러내어 중요한 새로운 정보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종종 자신의 단점에 대해 과도하게 민감하거나, 반대로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입냄새 문제도 그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타인의 작은 기침 소리나 옅은 미소에도 '내가 혹시 실수를 했나?' 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구취에는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막연한 낙관주의에 빠져들 때가 많습니다. 이는 일종의 '확증 편향'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현실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인지왜곡'의 장막을 걷어내고,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피드백'입니다. 신뢰하는 사람에게 솔직하게 묻거나, 객관적인 도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처음에는 다소 민망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더 나은 관계와 자기 관리를 위한 첫걸음이 됩니다.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그것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가 제시한 이 '자기효능감'은 어떤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몸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며 자신감을 얻는 것처럼 말입니다. 필자 역시 가끔은 '나는 과연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습니다. 거울을 통해 보이는 외모는 그나마 객관적이라지만, 내면의 모습이나 타인에게 비치는 나의 '냄새'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냄새'에 둔감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 자신을 향해 조금 더 솔직하고 겸손한 시선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불편함에서 시작된 성찰이, 어쩌면 더 성숙한 '우리'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냄새'를 돌아보는 용기 있는 하루